[이윤식 한동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의 인도소식: 인도의 까르바 차우트(Karwa Chauth) 축제]

힌두 달력에서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있는 까르띡 달은 매우 상서로운 달로 여겨집니다. 

겨울축제라고 일컫어지는 디왈리가 있어서 거리는 차로 가득 차 있고,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이기 마련입니다. 

이 기간 중에 (2019년) 지난 10월 17일에 있었던 까르바 차우트 (Karwa Chauth)라는 축제가 있습니다. 

까르바 차우트는 까르띡 달의 네 번째 날, 즉 5일간의 디왈리 축제가 시작하기 전 9일째 되는 날에 진행이 되는데요. 

주로 북인도의 도시 지역에서 이뤄지는 축제로서 결혼한 여성이 자신의 남편의 안녕과 장수를 위하여 신부와 같이 단장을 하고, 하루 종일 금식하고 제사를 지내는 날입니다. 

해가 뜨기 전, 여자들은 목욕재계를 하고, 시어머니는 자신의 며느리를 위하여 싸르기(sargi)라는 음식을 준비하는데요. 주로 너트 종류와 무교병 종류의 빠라타, 스위트라고 하는 단과자와 밀크티 등이 준비됩니다. 

이 음식은 하루 종일 음식과 물을 먹지 않을 자신의 며느리를 위해 준비함으로써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저녁 때 달이 뜨면 짜르니 라는 둥그런 모양의 채를 통해서 달을 보고, 그 채를 가지고 남편을 보고, 물을 먹입니다. 

그 후에 남편이 음식을 부인의 입에 넣어줌으로써 부인은 금식을 깰 수 있게 되는데요. 

요즘은 결혼한 여성 뿐만 아니라 결혼 적령기에 있는 여성이 자신의 미래의 남편을 생각하면서 제사를 지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정성을 들이면 장차 좋은 남편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신앙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서 이 축제는 TV의 영향으로 도시 지역뿐만 아니라 시골에 있는 여성들도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이 때가 되면 시장의 한쪽거리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손에 여러가지 문양의 헤나 문신을 그려넣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신부와 같이 자신을 단장하는 것이죠. 이것을 경제적으로 보면 헤나로 문양을 그리는 사람들에게는 큰 대목을 안겨다 주게 됩니다. 

양 손에 그려넣는 것이 약 500루삐, 약 7달러에 해당되는 돈인데요. 하루에 20명 정도를 한다고 하면 하루에 10,000루삐, 즉 140달러를 벌게 되는 것이므로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델리의 한 시장에서는 헤나 문양을 그리는 곳으로 유명한 라자스탄에서 일단의 라지뿌트 카스트 사람들이 올라와서 함께 이 일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날에 금식을 하는 여성들이 행하는 제사, 즉 까르바 차우트 뿌자는 특별히 파괴의 신 쉬바와 그 부인과 그 아들 꼬끼리 신 간네쉬를 대상으로 드려지게 되는데요. 쉬바신은 부인과, 두 명의 아들이 있어서 가족의 형태로 각 힌두신전마다 만들어져 있습니다. 

힌두 사제들이 제시하는 제사 시간은 오후 5시 46분부터7시 2분 사이에 드려지도록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제사를 드리고 달이 뜨면 달에게 제사를 드리고, 남편에게도 제사를 드리는 것으로 하루의 일정이 짜여져 있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 축제는 남편과 부인의 로맨틱한 사랑을 이어가도록 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혼한 지 12년에서 16년 동안은 계속해서 이 축제의 금식에 참여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관점으로 보면 이 축제는 남성위주의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문화적 장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항상 남편을 위해서 부인이 금식을 하고, 남편의 안녕과 장수를 위해서 남편에게 제사를 지내는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의 상황을 보면 남편이 부인을 위해서 열흘은 금식을 하고 부인의 안녕과 장수를 위해서 기도히야 할텐데, 부인들만 이런 희생과 정성을 요구당하니 남성위주의 가부장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튼 종교적 대상을 떠나서 인도 여성들의 정성과 헌신은 귀하게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